2024 회고

2025-01-19에 씀

아직 2025년을 맞을 준비도, 4년 차를 시작할 준비도 안 됐는데 벌써 1월의 반을 넘겨 버렸다. 시간 참 빠르다… 조금 늦었지만 2024년 회고를 남겨 보려고 한다.

2024 목표, 잘 지켰나?

5점 만점으로 평가해 봤다.

  1. 건강하게 살기

→ 1점. 꾸준히 운동하지 않았다. 운동 부족이 몸으로 느껴질 지경이 됐다. 설 연휴 끝나면 진짜로 운동 시작해야지…

  1. 규칙적인 생활

→ 2점. 회사 동료분들과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5번 정도 했었는데, 돈만 날리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이젠 그냥 저녁형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고 퇴근 후 루틴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1.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기

→ 4점. 늦지 않게 감사하고, 사과하고, 먼저 찾아뵈려고 정말 정말 노력했다.

  1. 해외여행

→ 5점. 사실 11월까지만 해도 전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는데, 이직과 퇴사가 결정되면서 한 달의 공백기가 생겼다. 덕분에 다른 나라를 두 군데나 다녀왔다.

  1. (비밀 목표였던) 이직하기

→ 5점! 블로그엔 적지 않았었는데, 늦어도 2024년 안에는 회사를 옮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하던 조건과 딱 맞는 회사에 잘 찾아가게 됐다.

2024년

일하는 방식

2024년 상반기에 번아웃을 크게 겪었고, 업무적으로도 업무 외적으로도 힘든 일도 너무 많아서, 개발 자체에 질려 버릴 뻔했었다.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비즈니스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만들면서도 개발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부분도 많았는데, 일정도 빠듯하고 의욕이 꺾이는 순간이 많았다. 이전 프로젝트에서 설계가 부족해서 나중에 애를 먹었던 만큼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설계를 제대로 잡고 구조도 고쳐가며 작업하고 싶었는데,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고의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보다 당장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이전 프로젝트에서의 실수를 반복하게 된 것 같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일하다 보니 내가 어떤 식으로 일하는 사람인지 다시 돌아보게 됐다. 나와 일해본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받았던 평가는 작업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었고, 나도 그게 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정말로 급하게 일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내가 원래 일하던 방식대로는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 일정을 맞추려면 원래 내가 일하던 방식 보다는 일단 급한 불만 끄는 방식으로 일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비교적 여유로운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후유증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간단한 QA 이슈가 생겼는데, 그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4시간을 쓴 적이 있었다. 이슈를 해결하고 나서 해결에 쓴 시간을 깨닫고서는 나는 원래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원래도 작은 것 하나를 하더라도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인데, 그걸 놓쳐버릴 뻔했던 것 같다. 사실 내 진짜 강점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진짜 문제를 찾아내서 그 근본적인 원인과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분석력인 것 같다. 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반을 잘 다지면 사소한 버그를 줄이고, 나중에 빠르게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게 된다. 빠른 작업 속도 뒤에는 이런 노력이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

돌아보니 2024년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정말 많이 했는데, 5개나 배포하고 운영했다. 두 개는 사내 슬랙 앱이고, 나머지 세 개는 웹 서비스로 오픈했다. 기술적인 욕심보다는 당장 필요한 것, 만들고 싶었던 재밌는 것들을 주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재밌게 작업했고, 작업하면서 내가 이래서 개발을 좋아했었구나, 다시 깨닫는 때가 많았다.

이직 성공 & 퇴사

9월부터 이력서를 다듬기 시작했고, 10월 초에 서류를 넣어서 11월 중순에 최종 결과가 나왔다. 무슨 자신감인지 세 군데에만 서류를 넣었는데, 세 곳 모두 서류 합격이 돼서 동시에 면접 전형을 진행했다. 아껴둔 연차 5개를 열심히 쪼개서 면접을 보러 다녔다. 면접 한 번 보는 데 1시간은 기본이어서 면접이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빠져버렸었다.

총 2번의 코테와 1번의 과제와 5번의 면접을 거쳐 한 군데에서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고, 레퍼런스 체크와 연봉 협상을 마치고 오퍼 레터까지 받았다. 면접만 잘 보면 끝인 줄 알았는데, 레퍼런스 체크 부탁을 돌리고 연봉 협상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희망 연봉을 제시하고… 회사를 옮긴다는 게 생각보다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직 과정에서, 정든 사람들과 헤어지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3년 동안 회사에서 뭘 그렇게 많이 하고 다녔는지 친해진 사람도 많고 나도 모르게 정이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 알고 지낸 분들에게 퇴사한다고 알려드리면서 울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고생했다.

해외여행

퇴사일이 12월 10일로 결정됐는데, 연말 연휴로 인해 1월 6일에 입사하기로 했다. 거의 4주 간의 공백이 생겨서, 이 기간에 해외를 안 나가면 분명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비행기를 예매했고, 도쿄 일주일, 바르셀로나 일주일 일정을 잡았다.

안 나갔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이제 다음 리프레시 휴가 전까지는 이렇게 놀기 힘들겠지…

그 외

2025년 목표는?

  1. 다른 언어 배우기

해외여행을 다녀오니 일본어랑 영어 회화를 더 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본어는 정식으로 배운 건 아주 초급 수준뿐이어서, 좀 더 잘 읽고 말할 수 있도록 깊게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외국어뿐만 아니라 개발 언어도 공부해 보고 싶은데, 우선은 Rust를 공부해 보려고 한다. 이직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프론트엔드부터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어서 다른 분야를 공부할 여유가 생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프론트엔드 밖의 다른 분야로도 조금씩 범위를 넓혀 보고 싶기도 하다.

  1. 개발 커뮤니티 활동하기

2024년에는 외부 활동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진 못했던 것 같다. 2025년에는 넥스터즈도 다시 참여하고, 다른 활동 기회가 있다면 가능한 한 참여해 보려고 한다. 블로그도, 발표도 열심히 하고, 링크드인 게시물도 조금씩 올려 봐야겠다.

  1. 돈 관리하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적금과 주식 모으기, 청약 같은 기본적인 것들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테크도 제대로 공부하고, 돈 관리를 잘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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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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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Script〛‛A‛ is assignable to the constraint of type ‛T‛, but ‛T‛ could be instantiated with a different subtype of constraint ‛A‛.